도시생물

옥상 녹화, 도시 생물다양성을 되살리는 녹색 해법

info-blog-note 2025. 7. 18. 09:01

도시가 점점 더 높이, 더 넓게 확장될수록 자연의 자리는 줄어든다.

나무 한 그루 없이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 사이에서 우리는 자주 "자연이 그립다"고 느낀다. 하지만 최근 도시 환경에서 주목받는 친환경 대안 중 하나는 바로 ‘옥상 녹화(Rooftop Greening)’다.

단순히 미관을 위한 식재가 아니라, 생물다양성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도심 한복판에서조차 벌, 나비, 새, 그리고 작은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옥상 녹화는 단절된 도시 생태계의 연결점 역할을 수행한다.

이 글에서는 옥상 녹화가 도시의 생물다양성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 왜 이것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생태적 전환의 핵심인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옥상 녹화, 도시 생물다양성을 되살리는 녹색 해법에 대한 사진

1. 옥상 녹화란 무엇인가?

옥상 녹화는 인공 구조물인 건물 옥상에 식물을 심어 녹지를 조성하는 도시 환경 관리 기법이다.

이 개념은 단순히 흙을 덮고 풀을 심는 수준이 아니라, 토양층 조성, 배수 시스템 설계, 식물종 선정까지 고려한 생태 기술의 집합체다. 초기에는 단열 효과와 미세먼지 저감 목적이 강조되었지만, 최근에는 도시 생물다양성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도 적극 주목받고 있다.

2. 도심 속 ‘작은 서식지’의 역할

도시는 대부분의 동식물에게 적대적인 환경이다.

그러나 옥상에 조성된 녹지는 도시 생물에게 안식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꿀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들은 꽃이 있는 옥상을 일시적인 서식지 혹은 이동 중 중간 기착지로 활용할 수 있다.

조류 역시 일정한 크기의 옥상 정원을 번식지로 이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식물종을 선택할 때 자생식물이나 토종종자를 활용하면, 지역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다.

3. 생물 다양성의 연결축, 녹색 인프라로서의 옥상

도시화로 인해 파편화된 서식지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옥상 녹화는 수직적 생태축이라는 독특한 역할을 수행한다. 도시 곳곳의 옥상 녹지가 하나의 ‘녹색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소형 조류나 곤충, 식물의 씨앗이 이동 가능한 경로가 생긴다.

이처럼 고립된 생물군집 간의 유전자 교류가 가능해지면, 생물 다양성은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이는 곧 도시 생태계의 회복력(resilience) 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4. 온도 조절과 미세기후 안정화

옥상 녹화는 생물다양성 외에도 도시 기후 조절에 기여한다.

녹지가 토양과 수분을 통해 열을 흡수하고 저장함으로써, 여름철에는 온도를 낮추고 겨울철에는 단열 효과를 준다. 이로 인해 도시 열섬 현상이 완화되고, 이러한 안정된 미세기후는 도시에 사는 생물들에게도 훨씬 살기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

이는 곧 생물의 서식 가능성과 생존율 증가로 이어지며, 다양한 종들이 도시로 돌아오는 기반을 형성한다.

5. 사례: 실제 도시 속 생물다양성 회복 사례

서울시에서는 ‘하늘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건물과 지하철 역사 옥상에 자생식물을 심고, 꿀벌 서식지까지 조성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꿀벌과 나비의 개체 수가 증가했으며, 조류의 방문 빈도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유럽의 프라이부르크 시 역시 ‘그린 루프’ 정책을 통해 다양한 식물종과 곤충 종을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옥상은 단순한 건축 부속물이 아니라, 도시 속 생물의 안식처이자 다양성을 위한 터전이 될 수 있다.

6. 옥상 녹화 설계 시 고려할 점

모든 옥상 녹화가 생물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가 충족되어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

  • 다양한 식물종 조합: 단일종 식재보다는 다양한 꽃과 풀을 혼합해야 곤충, 조류가 선호함
  • 자생식물 위주 구성: 지역 생태계와의 적합성 확보
  • 토양 깊이 확보: 뿌리내림과 생물 서식 공간을 고려한 구조 설계
  • 인위적 방해 최소화: 조명, 인공 소음 등 생물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요소 배제
  • 생물 접근성 고려: 나비나 곤충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변 건물과의 배치 고려

옥상 녹화는 도시에서 우리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콘크리트 위에 자란 식물들은 단순히 공기 정화나 열차단에 그치지 않고, 도시 생물들의 서식지를 만들어낸다.

곤충 한 마리, 새 한 마리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생태계 연결이 다시 시작된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도시 설계는 더 이상 생태계를 배제하는 방향이 되어선 안 된다.

도시 안의 작은 생태적 시도, 바로 옥상 녹화가 생물다양성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인간이 만든 공간에서 자연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도시의 증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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