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이라고 하면 전문 생물학자나 환경단체의 영역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민과학(Citizen Science)’ 활동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든 도시 속 생물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고, 위치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모여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과 생물다양성 현황을 파악하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
이 글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민 참여형 생물다양성 관찰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고, 왜 지금 우리가 ‘자연의 기록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본다.
1. 시민참여 생물 관찰, 왜 중요한가?
환경 문제는 점점 지역적이고 일상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의 조사만으로는 도시 구석구석에 서식하는 생물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
바로 그때, 시민이 직접 자신의 주변에서 관찰한 생물을 기록하면
- 지역 생태정보 확보
- 멸종위기종의 발견 가능성
- 도시 생물 분포 변화 추적
- 환경 정책 기초 데이터로 활용
이처럼 시민의 작은 관심과 행동이 정책·교육·과학 연구의 토대가 된다.
2. 국내 시민 참여 프로젝트 사례
네이처링(Naturing)
- 국내 대표 생물 관찰 플랫폼. 스마트폰으로 생물 사진과 위치 정보를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종 분류가 시도됨.
-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멸종위기종 발견 사례도 많음.
- 예: 한강변에서 발견된 ‘금개구리’ 사진이 실제 보호종 재평가에 활용됨.
국립생물자원관 ‘바이오블리츠 코리아’
- 매년 시민과 과학자가 24시간 동안 한 지역에 모여 생물을 조사하는 대규모 생물탐사 행사.
- 2023년 기준 700여 명이 참여해 하루 만에 1,000여 종의 생물 관찰.
- 관찰+교육+연구가 결합된 대표적 시민과학 프로젝트.
서울시 시민참여 생태모니터링단
- 서울 내 공원, 하천, 산지 등을 시민이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생물 정보를 기록.
- 생물종의 계절별 출현 변화, 도심 확산 여부, 외래종 침입 등 실시간 생태 변화 감시 역할.
3. 해외 시민 과학 플랫폼 사례
iNaturalist (아이내추럴리스트)
- 세계 최대 시민 참여 생물 데이터 플랫폼.
- 사진 한 장을 올리면 AI가 종을 예측하고, 전 세계 유저가 확인·수정함.
- 현재까지 1억 건 이상의 생물 기록이 축적되어 연구 및 보존 정책에 활용됨.
eBird (이버드)
- 조류 관찰에 특화된 플랫폼.
- 위치·날짜·시간·종 수 등 상세 정보를 입력하면 전 세계 철새 이동 경로, 도시 조류 변화 등을 분석 가능.
- 미국에서는 eBird 데이터가 환경영향평가의 자료로 공식 사용되고 있음.
Great Nature Project (WWF)
- 세계자연기금이 주도하는 시민 생물 기록 캠페인.
-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 주변의 생물을 사진으로 남기고 공유함으로써 생물다양성 지도를 만든 프로젝트.
4. 시민참여가 도시 생물다양성에 주는 긍정적 영향
도심 속 미기록 종 발견
- 과학자의 접근이 어려운 소규모 공터, 하천, 옥상, 정원 등에서 예상 밖 생물 종이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외래종 조기 탐지 및 대응
- 시민의 제보로 붉은불개미, 뉴트리아, 왕우렁이 등 외래종 확산이 조기에 파악된 사례 다수.
생물 보호 인식 확산
- 시민들이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면, 생물에 대한 애정과 보호 의식이 함께 자라남.
정책·교육 분야 연계 강화
- 지역별 생물 분포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시계획, 학교 생태교육, 공공정책이 보다 정밀하게 설계됨.
5.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생태 관찰 가이드
1. 생물 사진 찍기
- 꽃, 벌, 새, 곤충, 풀, 버섯 등 무엇이든 가능. 되도록 가까이, 흔들리지 않게 촬영.
2. 위치 정보 기록
- GPS 자동 기록 기능 활용 / 혹은 직접 장소명 메모
3. 관찰 플랫폼에 등록
- 네이처링, iNaturalist, eBird 등
4. 반복 관찰
- 계절별로 반복해서 같은 장소 관찰 → 생물 변화 확인 가능
5. 다른 사람들과 공유
- SNS에 해시태그 달아 공유하거나 생태 커뮤니티에 업로드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연을 기록할 수 있다.’
이것이 시민 참여형 생물다양성 관찰의 핵심 정신이다.
도시 속 생물들은 인간의 관심 없이는 그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스마트폰 하나로 당신은 자연의 관찰자이자 기록자, 보호자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어떤 생물이 내 주변에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실천으로 이어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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