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물

도시 조류 다양성 변화: 비둘기만 살고 있을까?

info-blog-note 2025. 7. 15. 09:00

도시 조류 다양성 변화: 비둘기만 살고 있을까?

도시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건 늘 같은 비둘기뿐일까? 사실 우리는 도시에서 다양한 조류 종을 마주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도시 조류 생태계의 변화와 그 의미를 깊이 있게 분석해보자.

 

익숙한 비둘기 뒤에 숨겨진 조류 생태계

도시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새는 단연 비둘기다.

지하철역 입구, 공원 벤치 옆, 심지어 패스트푸드 매장 앞까지, 비둘기는 마치 도시의 ‘공식 새’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둘기만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니다. 실제로 도시 내에는 다양한 조류 종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각 조류는 도시의 생태적 질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조류는 다른 생물군에 비해 눈에 잘 띄고 소리를 내며, 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도시화, 기후 변화, 소음·조명 공해 등으로 인해 조류의 구성과 행동이 변화하고 있으며, 일부 종은 도시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도 했다.
도시가 정말 "비둘기 전용 공간"이 된 걸까? 아니면 우리가 그 다양성을 놓친것인걸까?

 

 왜 도시 조류 다양성이 중요한가?

1. 생태계 건강 지표 역할

조류는 도시 내 먹이사슬 구조에서 상위 소비자에 해당하는 종들이 많다.
이 때문에 조류 종의 변화는 곤충, 식물, 인간 활동 등 다양한 생태적 요소의 변화를 반영한다.

 

2. 기후 변화 감지에 유리한 생물군

새들은 환경에 민감하여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번식 시기나 이동 시간을 조절한다.

예를 들어, 도시 기온이 상승하면 일부 조류들은 이동을 멈추거나 그들의 서식지를 변경한다.

이러한 반응은 미세기후 분석에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3. 시민 참여 생물 관측의 중심

도시 조류는 시민 참여 생물 관측 프로그램의 핵심 대상이다.
그 이유는 조류가 시각적·청각적으로 관찰이 용이하고, 계절과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조류를 인식하고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환경 감수성 증진, 교육 효과, 정책 피드백 등 다양한 긍정적 파급력을 만든다.

대표적인 시민 과학 조류 관측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국내외 주요 시민 참여형 조류 관측 프로그램

1. eBird (이비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조류 관측 플랫폼으로 참가자가 스마트폰이나 웹사이트에 조류 종과 위치, 개체 수 등을 기록하는 프로그램.

전 세계 도시 조류의 분포 변화와 개체수 감소, 기후 적응 경향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2. 서울시 시민 생물 관찰단

서울시 생물다양성 전략 일환으로 운영중으로 일반 시민들이 직접 조류, 곤충, 식물 등의 관측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정기적인 생물 모니터링과 함께 환경보전 교육도 병행되어 효과적이다.

3. iNaturalist (아이내추럴리스트)

전 세계 사용자가 생물 사진을 찍고 업로드하면, AI 및 커뮤니티가 종을 식별해주고 조류뿐만 아니라 여러 식물, 곤충, 양서류 등 다양한 생물 종 데이터 수집한다. “City Nature Challenge” 등 도시 단위 관측 경쟁 이벤트에도 활용되고 있다.

4. Cornell NestWatch (미국)

시민이 조류 둥지를 직접 관찰하고 알 산란, 부화, 새끼 성장 데이터를 기록하여 조류의 번식 행동과 도시 환경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도시 고층 건물 옥상이나 공원 내 인공 둥지 설치와 연계되기도 함

5. 국립생물자원관 시민과학 프로그램 (대한민국)

조류 포함 다양한 생물을 시민이 직접 기록하고, 참여자는 사진과 위치정보를 업로드하며, 데이터는 실제 연구와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류 모니터링단’을 별도로 운영해 보다 전문적인 참여도 가능하다.

 

 도시에 서식하는 주요 조류: 비둘기 외에도 이렇게 다양하다

1. 참새 (Passer montanus)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도시의 새 중 하나. 건물 틈, 전봇대 위,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번식.
곤충과 씨앗을 먹으며 도시의 먹이 순환에 기여함.

2. 직박구리 (Hypsipetes amaurotis)

도심 공원이나 학교 숲에서 자주 울음소리가 들리는 종.
열매를 먹고 씨앗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며, 최근 도시 내 개체 수 증가 추세.

3. 까치 (Pica pica)

지능이 높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 도심 환경에 적응을 잘함.
쓰레기에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인공 구조물 위에 둥지를 짓기도 함.

4. 붉은머리오목눈이 (Aegithalos caudatus caudatus)

서울 외곽의 공원이나 한강변에서 간혹 발견됨.
소형 조류지만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도시 내 작은 생태 통로의 존재를 확인시켜줌.

5. 황조롱이 (Falco tinnunculus)

도시 고층 건물 옥상이나 고가차도 인근에서 ‘도심의 맹금류’로 서식.
쥐, 곤충 등을 사냥하며, 도시 내 생태계 상위 포식자 역할 수행.

 

도시화가 조류 다양성에 끼친 변화

  1. 단순화된 조류 구성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적응력이 뛰어난 소수 종(비둘기, 까치 등)만이 살아남고
    다양한 서식 조건을 요구하는 토종 조류는 점차 사라진다.
  2. 서식지 단절과 둥지 공간 부족
    도시에서는 나무 구멍이나 고목이 부족해 번식 장소가 제한된다.
    이는 참새나 오목눈이와 같은 조류의 번식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3. 소음과 광공해에 의한 행동 변화
    밤에도 불빛이 꺼지지 않고, 낮에도 소음이 지속되는 도시 환경은
    조류의 수면 패턴, 노래 시기, 번식 행동을 교란시킨다.
  4. 기후 변화와 도심 미세기후의 영향
    도시는 열섬 현상으로 인해 주변보다 따뜻한 기후를 형성하며,
    이는 철새의 이동 경로 변화나 번식 시기 조정에 영향을 준다.

 도시 조류 다양성 보전을 위한 전략

  1. 도시 내 다양한 식생 구조 조성
    한 종류의 나무가 아닌, 다양한 수목과 관목이 있는 공간이 조류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제공한다.
  2. 조류 둥지 공간 확보 정책
    건물 옥상, 공원 내 고목 존치, 인공 둥지 설치 등을 통해
    도시 내 번식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3. 시민 참여형 조류 관측 프로그램 운영
    정기적인 조류 모니터링을 통해 도시 생태계의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정책 수립에 반영할 수 있다.
  4. 도심 녹지축과 생태통로 연결
    공원-하천-학교 숲을 연결하는 생태 네트워크는 조류의 이동과 번식 확산에 필수적이다.

 도시는 더 이상 비둘기만의 공간이 아니다

도시 조류 다양성 변화: 비둘기만 살고 있을까?

도시는 다양한 조류가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다.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을 뿐, 도시 공원과 건물 틈 사이에서도
수많은 새들이 살아가며 도시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

비둘기만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그 외의 조류에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도시 조류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일은 단순히 생물 보호의 의미를 넘어,
도시 전체의 생태적 건강성을 되찾는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새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것이다.